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몇 년 전에 어떤 교회 목사님이 은퇴를 했습니다. 그 목사님은 하버드를 나온 엘리트였습니다. 교회를 어느 정도 성장시켜 놓았고, 함께 사역하던 부목사님도 잘하는 분이 있었습니다. 은퇴하는 목사님처럼 좋은 대학을 나온 분은 아니지만 후임으로 세울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습니다. 그런데 나중에 보니 새로 부임한 담임목사님은 미국에서 오신 분이었습니다. 그분도 하버드를 졸업했습니다.
저는 내심 실망을 했습니다. 교회는 늘 개혁되어야 하고, 전통보다 성경의 정신을 따라야 한다고 함께 공감하며 지냈었기 때문입니다. 왜 갑자기 미국에서 오신 분이 그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었을까... 성경대로를 외치며 가정교회 사역을 한다고 했는데...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. 담임목사님이 된 분도 미국에서 가정교회를 잘 인도했던 분입니다. 그러나 내심 교회도 학벌을 버리지 못하는구나 하는 씁쓸한 마음이 오래 이어졌습니다. 금번 목회자컨퍼펀스에서 그분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. 그런데 거기에서 몇 년 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마음이 해결되었습니다. 그분은 배경도 좋고, 강의도 훌륭하고, 실력이 있습니다. 그런데 그런 것으로만 그분이 그 교회의 담임목사가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. 강의 중에 그분이 살아왔던 성장기 가정사와 또한 하나님을 만나고 지금까지 생활하는 마음들을 나눌 때 그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마음이 해소되게 하셨습니다.
그것은 ‘깨끗한 마음을 가진 사람’이었다는 사실에 있었습니다. 학벌보다 깨끗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.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입니다. 성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혹 지연, 혈연, 학연으로 사람의 손을 잡을 때가 많습니다.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는 혹 미성숙한 사람들의 판단일지라도 사용하셔서 선을 이루십니다. 우리 모두의 인생과 교회의 현실에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. 그 이유가 하나님의 섭리이길 바랍니다.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다만 우리는 사심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. |